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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회상

franthro2007.10.15 17:38조회 수 58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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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그리고 1971년에 저는 유명했던 정치인의 묘소가 있는 동네에 잠깐 살았었습니다.  당시 저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의 꼬맹이였는데 아버님과 함께 그 묘소 옆의 약수터로 새벽에 매일 물을 받으러 가곤 했었지요.  지금도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긴 삽니다만 아무래도 그 옛날처럼 자주 가보지는 못하고 그저 몇년에 한번 생각날때마다 가봅니다.  가볼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 옛날에는 올라가는 길목의 수도원 담장이 무슨 성벽처럼 왜 그리 높아보였는지, 올라가는 길은 지금 어른이 되어 느끼는 폭의 두세배는 될정도로 왜 그리 넓게만 느껴졌었는지...  속으로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서 올라갑니다.

오늘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봤는데, 30여년전에도 있었던 묘소 바로 밑에 위치한 그 집은 아직도 그냥 있습니다.  그 묘소 아랫동네가 집으로 꽉꽉 들어차기 전에 즉, 제가 땅꼬마였을때... 나중에 지어질 집들의 부지조성을 위해 축대를 곳곳에 쌓고 그 축대위 고른 땅에는 이름모를 잡풀, 관목들이 거의 말라죽어가고 있었는데 저는 동네아이들과 함께 그것을 뿌리채 뽑아서(뿌리에 흙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쥐불놀이하듯이 빙빙 돌리다가 멀리 던지는 것이 아주 재미있는 놀이였는데...  지금은 천지사방에 집들로 꽉 들어차고 공터는 눈씻고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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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음~~~! 다른건 모라도 저보다 늙으셨군요. 헤헤헷~~! 휘릭~~!

    근데 글 내용엔 추억과 더불어 아픔도 느껴집니다...
    나중에 하월곡동과 삼양동의 기억을 되살려 글 올리겠습니다. 제 유년시절의...
  • 빛 바랜 회상과 추억이 가져다 주는
    먼 지난 날로의 회귀가 아름답고 순수성의 좋은 점도 있지만
    더불어 아픔도 동시에 가져다 줄 수 있는
    면도 있겠지요.

    아무튼,
    인생 자체가 아름다움만으로나,
    아픔만으로나,
    고통만으로 채워져 있지는 안기 때문이겠지요...

    두 장의 사진이 주는 느낌이 뭐랄까 외출하고 돌아 오니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는 가을의 썰렁함과 외로움,정적감을 느끼게도 하는군요.
  • franthro글쓴이
    2007.10.16 19:23 댓글추천 0비추천 0
    십자수님 어린시절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yeinthesky7님 저는 어떻게 된 인간이 이상하게도 과거의 어떤 특정 장면들은 사진보다 더 선명하고 또렷하게 바로 어제일처럼 머릿속에 저장되는 일이 많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저 동네에 살때 집을 나서면 숲과 풀이 우거져있었는데 사방에 아침햇살이 나뭇잎을 뚫고 들어오는 가운데 작은 물웅덩이 가장자리 어느 이름모를 풀끝에 살짝 매달려있던 실잠자리의 모습. 이런 식으로 마치 영화의 한장면처럼 일단 머릿속에 각인되면 시간이 되면서 기억이 흐릿해져가기는 커녕 점점 더 또렷해지는데 저도 이런 현상이 어떻게 된 노릇인지 모르겠습니다.
  • franthro글쓴이
    2007.10.16 19:28 댓글추천 0비추천 0
    지금도 저 위에 첫번째 사진을 보면 계단을 올라가 묘소옆 넓직한 공간에서 아침마다 태권도 연습을 하던 꼬마들의 모습과 그 아이들을 가르치던 태권도 사범의 모습. 그리고 거기에 참여하여 고함을 지르며 저도 몇번 같이 따라서 연습을 하던 그런 장면들이 바로 어제일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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