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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빠네 인도 여행기(9) 바라나시 2탄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그 곳.

훈이아빠2013.01.12 21:58조회 수 1709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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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웅성거림과 웃음소리에도

 

피곤에 절었던 우리는 곤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어서 창문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무렵 잠을 깨었습니다.

 

 

< 아침에 바라본 알까호텔 근처의 미르 가뜨, 다사스와매드 가뜨 >

 

 

아침에 나가서 빨래들을 확인하는데 이리저리 어지럽게 널려있게 아닙니까.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원숭이들이 엉망으로 만든 것을

 

몽둥이로 쫓아내고 종업원들이 모아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양말 한 쪽과 속옷은 결국 원숭이들이 들고 가버렸습니다. ^^

 

그제서야  우리 방문 앞에 있던 몽둥이의 쓰임새를 알 것 같더군요. 하하

 

빨래를 치우고 보니 베란다에 누군가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슬쩍 옆으로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죠.

 

호주에서 온 젊은이였습니다. 학생 같지는 않고 나이는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더군요.

 

그 친구 제게 바라나시에 대해서 묻더군요.

 

어떻냐구? 글쎄 아직 모르겠다. 속이려는 놈들 땜에 미치겠다.

 

자기도 처음엔 그랬답니다. 이번이 세 번째 바라나시만 방문중이라고 하더군요.

 

네팔에 가서 불교에 관해서 공부를 할 예정인데

 

가기전에 바라나시에 들러서 쉬었다 가려고 들렀답니다.

 

그친구가 말하길

 

언제나 치터들은 바라나시에 몇 번째냐고 묻는데

 

그럴 땐 두 번째 혹은 세 번째라고

 

대답을 해주랍니다. 그러면 두 번 더 말 안 건다고...

 

처음이라고 하면 벌써 그 사람 마음속에 이사람을 어떻게 등칠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뒤덮기 시작한다며 그냥 그렇게 말하라더군요.

 

그리고는 인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영어가 짧아서 조금 곤혹스러웠습니다.험험...(_ _;)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우리 방으로, 그 친구는 조금 더 앉아있다가

 

자기 갈 길을 갔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여행에선 워낙에 다반사라

 

이제 궂이 이름따윈 묻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넓은 인도땅에서 이름 알아서 무엇하겠는가?

 

그는 나를 밥먹다가 만난 인도 초행이었던 동양인이라고 기억할 것이고

 

나는 그를 바라나시에만 세 번째 오고 좋은 정보를 준 서양인이라고

 

기억하면 될 일이죠.

 

또 만난다면? 이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니 좀 더 이야기도 나누고

 

이름도 나누고 메일 따위도 나눠봐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직도 방안은 꿈나라입니다.

 

아마도 아내와 아이들은 더위에 조금은 지친 모양입니다.

 

연속에 걸친 야간이동이 사실상 무리도 되었구요.

 

하지만 별 불평없이 잘 견뎌주어서 무지 고맙더군요.

 

발코니에선 시원한 바람이 상의 상류에서 끊임없이 불어왔습니다.

 

가트를 내려보니 앉아서 씻는 사람, 물 긷는 사람

 

그속에서도 아이들은 그 속에서 물놀이에 한창이더군요.

 

 

 

 

 

 

 



 

< 물놀이에 열중인 아이들입니다. 짜슥 궁디 보이는 지도 모르고 ^^ >

 

제법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서로 물에 빠뜨리기 놀이도 하고, 그중에는 벌거숭이도 있었습니다. ^^

 

우리 아들들이 아이들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

 

같이 하고 싶어서 하였지만 수질을 믿을 수 없고

 

수심 또한 깊어 보여서 만류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한 번 수영을 시켜보는 것도 괜찮았을 거

 

같기도 합니다.

 

여행 다니면서 느낀 바 있어서 그해 겨울에 수영강습을 시켜 이제 둘 다 능숙하게 수영합니다.

 

가트를 내려보면 재미난 풍경이 많이 보입니다.

 

인도인들이 나를 보면 친구따라? 친구따라? 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단체관광객인지 묻는 말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죠.

 

친구따라 한 무리가 호텔앞 가트를 지나서 다사스와메드 가트로

 

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인솔자가 앞에 서고 줄줄이 서서 그 뒤를 따릅니다.

 

약간의 긴장감도 보이고 호기심과 기대에 찬 몸짓들입니다.

 

어제 고돌리아 사거리에서 만난 학생들 같습니다.

 

 

               <베란다에 앉아서 가트 구경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지나가고 재미나네요. >

 

 

가트 구경에 싫증이 느껴질 무렵

 

시장의 위치를 물어보고 망고를 사러 나갔습니다.

 

호텔에서 5분 정도 시장길을 따라 나가자 사거리가 나오고

 

시장에서 파는 망고를 발견할 수 있었죠.

 

누가 그랬던가? 여름의 인도는 망고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우리도 그랬습니다. 망고는 간식이고 영양분이었고 자양분이었습니다.

 

망고 2킬로그램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망고와 다른 간단한 것을 주문해서

 

아점을 해결하였습니다.

 

오는길 노점에서 산 파인애플은 맛살라를 뿌려주는 바람에

 

반도 못먹었습니다. 그래야 입이 쓰라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나가는 소에게 잘 먹여주었습니다. 잘 먹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시간은 정오로 향해 나아가자 날씨가 무척 무더워집니다.

 

델리만큼의 더위는 아니겠지만 여행자가 마음놓고

 

돌아다니기엔 무덥게 느껴지더군요.

 

햇살도 너무 따갑구요.

 

다시 바라다 본 갠지스에 동물의 시체인가에

 

독수리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더군요.

 

 

 

 



 

<독수리들이 동물 주위를 날아다니고 있군요>

 

 

오전에 시체는 보았기에 시체로 보이진 않았구요.

 

이 곳 갠지스에는 타다가 만 사람 시체가 내려오기도 합니다.

 

화장을 하기 위해선 화목을 사야 하는데 이것을 장만할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상류에서 몰래 화장을 해서 갠지스에 띄워 보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마 오전에 본 시체가 그런 사례였던 모양입니다.

 

참, 어디가나 부와 빈은 사람을 아프게 합니다.

 

 

이제 다시 가뜨 탐방을 시작해야지요.

 

어제는 다사스와메드 방향으로 가트 탐방을 하였으니

 

오늘은 큰아들만 동행시켜서 머니꺼런 방향으로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 알까호텔 발코니에서 머니꺼런 방향입니다>

 

중간에 네팔사원도 구경을 하고,

 

걸어서 머니꺼런 가트로 향하였습니다.

 

머리꺼런 가트에는 어제보다 적은 사람들이 있어서

 

복잡하지않아서 좋았습니다. 허긴 그 더위에 누가?

 

머니꺼런 가트는 사람을 화장하는 가트입니다.

 

가트 주변에 서서 화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또 몇몇의 어린애들이 다가오더니 윗층에 가서 보라고 하였습니다.

 

친절을 경계해야 하다니... 얄궂은 바라나시입니다.

 

위층으로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보니

 

한참 화장의 마지막인 모양입니다.

 

노린내가 코를 찌르고, 엄청난 열기가 올라오더군요.

 

이렇게 서있는 아들과 나를 그들은 가만 두지 않았습니다.

 

옆의 노인들을 위해서 기부를 하라고 하고, 구경값 내라는 놈도 있고,

 

내가 직접 돈을 건네주면 건네주지 너희에겐 주지 않는다. 라고 이야기했죠.

 

그러고 얼마 있으니 또 몇놈이 다가옵니다.

 

아까 배운대로 두 번째 방문이니 건드리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몇 번 더 찐득거려보더니 별 효과가 없자

 

그들은 겸연쩍은 얼굴로 내려가더군요.

 

그들이 떠나가고 옆에 있던 인도인이 잘했답니다.

 

저들은 돈을 요구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데 신경쓰지 마라더군요.

 

조금 더 서서 전통적 방식으로 화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래쪽으로 내려섰습니다.

 

바람막이에 서자 왜 이곳에 화장장이 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이곳은 거의 24시간 바람이 불어주는 곳입니다

 

만약 공기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 화장장이 위치했다면?

 

아마도 도시는 죽음의 냄새가 온통 에워싸고 있었겠죠?

 

그런데 항상 불어주는 바람은 그 냄새를 멀리 보내면서 흩어줍니다.

 

그래... 그래서 이곳에 화장장이 있는 것이구나.

 

이생각은 다음날 럼너거르 포트에 갔다오자 더 확실해졌습니다.

 

밑으로 내려서서 길을 찾다 물놀이를 즐기는 소년 하나를 만났습니다.

 

마이네임 이즈 골드버그~~!!

 

고함을 지르면서 물로 뛰어내립니다.

 

우리 큰아들이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지라

 

레슬러들 이름을 이야기하니까 자기도 안다며 좋아합니다.

 

그러더니 아주 얕은 곳을 향해서 점프해서 뛰어내립니다.

 

옆의 어른들이 하지 마라고 만류해도 이 소년은

 

자신감에 넘쳐서 뛰어내리더군요.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으리라?

 

깊이가 가슴 정도인데 2미터 가까운 높이에서 뛰어내리더군요.

 

용감한 녀석입니다. 골드버그 파이팅이다~~!!

 

 

 

 

 

 <갠지스강의 골드버그~~!!>

 

녀석의 자랑을 몇 분간 지켜보다가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머니꺼런에서 다른 가트로 넘어가는 길을 찾지 못해서

 

다시 호텔로 향하다가

 

화장터가 보이는 계단에 아들과 둘이 앉았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위치 컨츄리? 꼬리안 꼬리안 합니다.

 

장난기가 살살 발동한 나는 나 꼬리안 아냐~~!!

 

짜파니 짜파니~~  아닌데...

 

찐찐~~!!  아이라카이

 

그라모 뭔데? 아메리칸이다. 아메리칸

 

아메리칸 그렇게 생긴 아메리칸 없다.

 

허어이 이민해간 코리안아메리칸이라카이~~

 

고개를 갸우뚱대며 가더군요. 흐흐흐...

 

계단에 앉아있는 동안에도 화장은 계속됩니다.

 

화장대에서 떨어진 뭔가를 보고 개 몇 마리가 달려들어

 

물고나가다 서로 엉겨서 싸움을 붙습니다.

 

그소리에 화부는 몽둥이를 집어들어서 개를 사정없이 두들겨대도

 

개들은 깨깽거리면서도 입에 문 것은 놓지 안고 또 서로 으르렁거리더군요.

 

아마도 누군가의 소중한 한 부분이었을 그 덩어리를 놓고

 

개들은 눈에 불꽃을 튀기면서 으르렁댑니다.

 

마음이 싱숭해져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지나가던 서양친구 하나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봅니다.

 

맞다. 왜?

 

어디가면 한국인이 제일 많냐? 고 물어보더군요.

 

말라꼬? 왜 한국인이 바라나시에 많은지 알고 싶다.

 

니는 뭐하러 바라나시 왔는데? 똑같다. 그라고 방학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대답해놓고 보니 정말 한국인이 유달리 바라나시에 많은 것 같습니다.

 

이는, 류시화씨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습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란 글에서 바라나시를 신비하게 그려놓았거든요.

 

그 양반 덕에 인도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 많아졌죠.

 

하지만, 인도는 현실입니다.

 

류시화씨의 책에 적힌 인도는 글쎄요. 작가가 너무 감상적인 거 같단 생각을 합니다.

 

 

암튼 갸우뚱거리는 갸를 돌려보내고

 

다시 다사스와메드까지 아들과 함께 걸어가는 길

 

인도에 대한 느낌을 물었습니다.

 

어떻노?  더럽다.

 

왜? 똥 많다 아이가. 우리 뚫어지게 쳐다 보는 것도 싫다.

 

훈아. 그거 즐기라. 니는 서양사람 보면 안신기하나?

 

나는 신기해도 뚫어지게 쳐다보지 않는다.

 

그기 사람들의 차이다. 이사람들이 호기심이 억수로 많은기라.

 

아무튼 쫌 안쳐다보모 좋겠다. 아빠...

 

그래? 그라모 어색할 때 인자 니가 먼저 인사해봐라.

 

그라까? 그래

 

다사스와메드 가트 옆 구멍가게에서 콜라를 사서

 

목마르던 참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앉아 있으니 또 꼬마들이 다가옵니다.

 

왓츄유어 네임. 위치건츄리?

 

한국 같았으면 에라이 마빡에 소똥도 안마른 것들이?

 

했겠지만 고놈들하고 농담 따묵기도 재미가 있습디다.

 

음료수를 사줄까 하니까 싫답니다.

 

자슥들 그래 그 자존심이 있어야 된다. 알긌나?

 

농담따먹기 도중 여대생이 모나리자 가는 길을 물어봅니다.

 

아... 그런데 제가 잘 모릅니다. ^^; 가급적 한인업소는 잘 가지 않거든요.

 

씩씩하게 동생을 데리고 여행하는 중이었는데

 

여행 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 아주 보기 좋았어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인도방랑기에 중학생 동생하고

 

현지 조인트하기로 한 그 아가씨 아닌가 모르겠군요.

 

호텔로 컴백, 호텔 실크스카프 파는 아저씨는

 

팔아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나오는 길 바빠서

 

못팔아주고 돌아온 것이 너무 아쉽군요.

 

발코니에서 건너편 좀 더 바라보다가

 

 

 

< 가뜨 건너편의 모습입니다. 이곳이 성스러운 지역이라면 건너편은 저주받은 곳입니다.>

 

튿어진 바지를 꼬매기 위해서 나가는 길에

 

한 사람이 친절하게 옷수선집까지 데려다줍니다.

 

그러더니 보트 탈거냐고 물어보더군요.

 

바라나시 강가의 가장 큰 화두는 보트입니다.

 

삶과 죽음은 그 뒤에 문제지요.

 

하하... 아니 우리 내일 갈거야. 라고 하니

 

절대 바가지 안씌운다고 하면서 보트 한 번 더 타라고 하더군요.

 

반대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하리잔가트 방향으로...

 

좋다. 얼매고?

 

시간당 20루피. 절대 추가금 없다고 맹세합니다.

 

자기 반지를 빼주면서 어기면 가지라고 합니다.

 

좋았어, 그러면 조금 있다가 보자구.

 

한 번 믿어본다. 흐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은근히 아이들과 아내가 보트를 한 번 더 타고싶다고

 

했었는데 아주 잘 되었습니다.

 

해질녘이 되고 약속한 시간이 되어서 내려갔죠.

 

그 친구 아주 반갑게 우리를 반기더군요.

 

자기 형제라고 하면서 배로 가랍니다.

 

푸자 팔던 꼬맹이가 타려고 하는 걸

 

어제 했으니 오늘 필요없다고 말해주었더니

 

순순히 내립니다.

 

다시 보트를 타고 이제 물의 방향대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합니다.

 

그래서 편합니다. 괜히 말걸지도 않고...

 

조용히 앉아서 흐르는 강물만을 바라보고

 

석양에 물들어가는 가트를 바라만 보아도

 

운치가 좋습니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하늘이 시커매지더군요.

 

 

< 갑자기 어두워지는 갠지스...>

 

비가 오면 완전 물맞은 생쥐 꼴이 되는 판인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빗방울만 흩날렸습니다.

 

어제보다 강이 상당히 거칠어서인지

 

배들이 많이 보이질 않더군요.

 

그리고 이 방향이 그렇게 관광객이 많은

 

코스도 아니었구요.

 

가뜨를 지날 때마다 청년들은 헬로우를 외치면서

 

우리에게 인사를 합니다.

 

기분좋게 나마스떼 인사를 나누고 손을 서로 흔듭니다.

 

 

< 유쾌한 청년들... 이런 환대를 어디서...>

 

아... 내가 어디서 이런 환대를 다시 또 받을까?

 

인도인은 대체적으로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관대하며 밝습니다.

 

다른 가뜨로 내려가는 순간 먹구름이 걷힌 후

 

멋진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을위에 떠 있는 달...

 

하현이 훨씬 넘어섰기에

 

해는 서쪽으로 지고, 달은 서쪽으로 뜨고 있더군요.

 

이 광경보다 더 멋지게 바라나시를 대변하는게 또 있을까요?

 

 

 

 

< 달과 해가 동시에 보이는 모습- 삶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 그대로였다 >

 

 

광경을 뒤로 하고 하리잔가뜨, 아씨 가뜨 등을 둘러봤습니다.

 

하리잔가뜨 또한 화장하는 가뜨였는데

 

그곳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이곳은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화장을 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그곳 사람들은 서로 일어나서 우리에게

 

벤취를 내어주었습니다. 외국인이라고 특별대우를 해줬던 것이죠.

 

민망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습니다.

 

중간 중간 기다란 작대기를 들어서 퍽퍽 두들겨대었습니다.

 

아마도 땔감이 모자라서 그렇게 부수면 나무가 적게 들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누워있는 모습을 불길에서 보고 있자니

 

참 허망한 삶을 느낍니다. 살아있을 때 열심히 재미나게 살자.

 

싸우지 말 것이며 적을 만들지 말자. 내가 손해 좀 보고 살자...

 

두들기는 작대기 위로 불꽃들이 하늘로 올라갑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덤덤한 모습으로 그냥 자기들 이야기를 하고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무슨 얘기들을 하는 것일까요?

 

열기 속에서 10여분을 바라보다가 보트에 올랐습니다.

 

볼펜을 주변의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한 여자아이가 하나를 받지 못해서 배를 따라옵니다.

 

사공에게 배를 세우라고 부탁을 하고 건네주었습니다.

 

단야와드...  나마스떼로 인사를 하고 이번엔 내가 노를

 

건네받았습니다.

 

힘차게 노를 저었습니다.

 

박쥐들이 우리 주변에서 날아다니며 끽끽거리더군요.

 

박쥐너머 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져내리고...

 

 

 

 

 

 

 

 

 

 

<뿌자의식이 펼쳐지는 다사스와메드 가뜨>

 

어제 못다한 뿌자 의식을 더 지켜보고

 

선착장으로 돌아왔습니다.

 

100루피를 주니까 (20루피 * 3 + 40루피(봉사료))

 

또 더 달라고 합니다. 아마도 설명을 제대로 못들은 모양입니다.

 

이 양반은 덧셈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주변의 사람이 와서 도움을 줍니다.

 

그제서야 고맙다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아이가 몇이냐 묻고는 준비해간 볼펜을 주었습니다.

 

딸들이 아빠를 마중하러 선착장에 나와있더군요.

 

귀여운 아이들에게 안녕~!! 이라고 인사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우리 베란다 앞 자리가 오늘은 이상하게 비어있었습니다.

 

어제만해도 사람이 많았는데 왠일이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발코니에 앉아서 말이죠.

 

앉아 있으니 웨이터 칩(대장)인 라즈가 옵니다.

 

조금 있으니 주방장도 오고, 사장의 동생도 오고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아 물론 저희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지요.

 

다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바라나시 어떻냐구?

 

좋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엔 한심했지만 지날수록 좋아진다.

 

내가 당신들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자체가 건방스러운 일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자 라즈가 박수를 치더군요.

 

그렇다. 내가 당신들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그거다.

 

당신들은 처음부터 많이 웃고 우리에게 프렌드리하게 대해주었다.

 

지나는 종업원 아무나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고 웃어 주었다.

 

게다가 어제저녁 늦게까지 당신 방앞에서 꽤나 시끄러웠는데

 

당신들은 이해해주더라. 컴플레인 없이(사실은 곯아 떨어져 몰랐는데?ㅎㅎㅎ)

 

그런 당신들이 스페셜하게 느껴져서 오늘은 일부러 이곳에 사람들이

 

못오게 하였다. 당신 가족만을 위해서다.

 

오늘은 이 발코니를 당신들만 사용해라. 일부러 비워 두었다.

 

아까 저녁식사 중 당신이 이곳에서 맥주를 먹고 있을 때

 

다른 투숙객들이 자기에게 불평을 하더랍니다.

 

왜 저 사람은 저기서 맥주를 먹는데 우리는 안되냐구?

 

그래서 라즈는 저 사람은 우리 호텔의 특별게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오호... 특별게스트라... 그거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다.

 

팁을 바라고 한 행동이라구요?

 

전 첵크아웃 타임에 그 친구를 볼수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더많은 사람이 오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주방장은 나랑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었는데

 

아이들 교육이야기, 기타 살아가는 이야기로

 

아들 둘인 저를 보고 현명한 선택이랍니다. 하하

 

자기는 딸 시집 보낼일이 걱정이라더군요. 지참금 때문에...

 

실제로 그 당시 인도는 딸을 낳으면 지참금 때문에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어쨋거나, 공간을 넘어서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날밤은 인도에 온 중 가장 말을 많이 한 날이었습니다.

 

 

 



 <바람 많이 붑니다.>



문득 여기에 몇일 더 머물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열차표는 벌써 예매한 상태였습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중 원숭이 두 마리가

 

문위에서 둘이 껴안고 잠을 잡니다.

 

 

 

 

바라나시에선 원숭이들 마저도 우리가족을 환영하는 모양입니다.^^

 

아마 이 두녀석이 보초를 서 주어서

 

그날 저녁엔 빨래가 그냥 그대로 있었던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엔 양말과 팬티가 사라졌었거든요.

 

문 앞 몽둥이의 용도가 이것이었던 겁니다. 원숭이 쫓아내기용...ㅎㅎ

 

오늘도 하루가 잘 지나갔습니다.

 

좀 더 행복한 마음으로 잠에 빠집니다.

 

바라나시의 번잡합과 어수선함에 질려하던 아내도 바라나시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애들은 뭘 배웠을까요? 애들이 배우기엔 너무 심오한 공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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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54 훈빠네 태국 가족 여행기 - 네번 째 이야기, 망할 놈의 손들...12 훈이아빠 2012.08.13 1339
16253 훈빠네 인도여행기(8) 바라나시 1탄 - 어머니의 강 강가6 훈이아빠 2013.01.11 1544
16252 훈빠네 인도여행기(7) Don't believe Indian!!4 훈이아빠 2013.01.10 1487
16251 훈빠네 인도여행기(16) 여행은 예정을 깨는 맛. 얼워르에서2 훈이아빠 2013.02.01 2174
16250 훈빠네 인도여행기(15) 키처리!! 설사병에 너무 좋은...(얼워르 이야기)5 훈이아빠 2013.01.30 1938
16249 훈빠네 인도여행기(14) 사원의 도시, 머투라를 가다.4 훈이아빠 2013.01.29 1741
16248 훈빠네 인도여행기(12) 승리의 도시 빠떼부르시끄리4 훈이아빠 2013.01.22 1559
16247 훈빠네 인도여행기(10) 바라나시 3탄 - 인도인의 자부심. 버나러스 힌두대학교2 훈이아빠 2013.01.16 1531
훈빠네 인도 여행기(9) 바라나시 2탄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그 곳.6 훈이아빠 2013.01.12 1709
16245 훈빠네 인도 여행기(6) 마날리를 떠나서 다시 뉴델리로...9 훈이아빠 2013.01.09 1696
16244 훈빠네 인도 여행기(5) 천국으로 가는 계단 로탕패스7 훈이아빠 2013.01.08 1812
16243 훈빠네 인도 여행기(4) 둥글게? 동글게? 동그리 사원6 훈이아빠 2013.01.07 1900
16242 훈빠네 인도 여행기(3) 마날리의 깊은 밤7 훈이아빠 2013.01.05 1829
16241 훈빠네 인도 여행기(13) 빠떼부르시끄리 자전거 하이킹6 훈이아빠 2013.01.26 1824
16240 훈빠네 인도 여행기(11) 보름달 아래 신비한 따즈마할2 훈이아빠 2013.01.21 1594
16239 훈빠네 가족 태국 여행기 - 첫 번째 이야기23 훈이아빠 2012.08.08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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