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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속으로

靑竹2010.03.13 20:38조회 수 1513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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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여기가 한국 맞아? 요즘 날씨가 왜 이래?"

 

딸아이의 말처럼 분명 대한민국인데 무슨 영국도 아니고

음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더니만 모처럼 볕이 화창했다.

 

 

 

 

 

 ▲2km 남짓 되는 송추 정신병원 업힐 코스를 지나

장흥임도 정상에 있는 4거리 쪽으로 싱글을 탄 다음

장흥임도를 모처럼 돌아서 내려오기로 했다.

 

 

 

 

 

 ▲임도든 싱글이든 일단 코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초반의 고된 업힐을 각오해야 한다.

대한민국 지형의 대부분이 마찬가지다.

뭐든 거저 되는 법은 없다.

 

쓴 맛을 알아야 단 맛이 더 감미로운 법,

업힐의 고통이 있은 연후의 다운힐이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다.

그런데 고통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젠 업힐마저 즐거움을 느끼는 경지이고 보니

자전거를 타는 일이 숙명이랄 수밖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공감하면서도

실천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공감과 현실의 괴리는 핑계일까 도피일까?

아마도 영원히 풀어야 할 인간의 숙제일 것이다.

 

나의 탐욕은 끝이 없다.

 

끝없이 순환하는 대자연뿐만 아니라 우주마저 다 나의 소유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며 마치 나의 정원을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대자연 속으로 자전거를 몰고 나간다.

모처럼 내리쬐는 화사한 봄볕은 큰 공을 들여 만든 무대 장치다.

 

 

 

 

 

 

 ▲임도 업힐 끝.

장차 신록이 우거진 싱글 코스를  재미 있게 타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지구력 증강이 필요하다.

적당한 길이의 업힐 코스를 오르는 일을 반복하는 일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

 

엊그제  도락산에 있는 2.4km 거리의 청소년 수련원까지 오르고

오늘 또 그와 비슷한 거리의 업힐을 하고 나니 제법 힘이 붙은 느낌이 든다. 

 

 

 

 

 

 

 

 

 

 

 

 

 

 

 

 

 

 ▲남향이 아닌 쪽의 싱글 코스는 아직 눈이 많이 남았다.

이리저리 미끄러지긴 해도 다운힐은 역시 재미가 있다.

예전엔 특별히 좋아하는 계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계절을 모두 좋아한다.

 

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붙잡을 수 없는 세월이

못내 아쉬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내일 낮 기온이 섭씨 16도까지 오른다니

오늘 밟은 눈은 다가오는 겨울이 돼야 또 보게 될 것 같아

서운하다.

 

 

 

 

 

 

 

 

 

 

 

 

 

 

 

 

 

▲모처럼 갑장님과 장흥임도를 달렸다. 

 

산악 라이딩의 경험이 없던 시절,

처음 올랐던 장흥임도를 보며 얼마나 감탄했던가.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젠 시시하다며

찾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어딜 가도 대동소이하다.

손 안의 보물이 진짜 보물인 법이다.

자전거 안장에만 올라도 가슴이 벅찼던 시절의 추억이

이 장흥임도에 깃들어 있다.

 

 

 

 

 

 

 

 ▲이제 곧 신록이 우거지면

칙칙한 마른 풀과 앙상한 활엽수의 메마른 가지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 갑장님의 모습이 확실한 대비로 도드라지리라.

 

 

 

 

 

 

 

 

 

 

 

 

 

 

 

 

 

 

 

 

 

 

 

 

▲장흥임도에도 볕이 잘 들지 않는 사면엔 아직 눈이 많다.

 

"청죽님. 저는 첫 스노우라이딩이네요."

 

 

 

 

 

 

 

 

 

 

 

 

 ▲봄맞이 집수리에 들어간 까치.

 

 

 

 

 

▲장흥임도를 탄 뒤 송추 쪽으로 난 도로를 광속(근거는 없지만)으로

다운힐한 뒤에 마시는 커피의 맛은 일품이다.

 

"라이딩을 마친 뒤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맛은 기막히죠?"

 

"그럼요. 어디다 비하겠습니까?"

 

 

 

사위가  봄에 젖어들고 있었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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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by 목수) 서천 라이뒹 코스개략도(다음지도 캡춰) (by 십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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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언제...사진은 배우셨는지.....

     

    남들은 봄볕이라고 하는데....

    전...왜 아직도 춥죠????  오늘도 외출 할 때....한 겨울에 입던 스웨터와 외투에 장갑에.....

    그래도 아직 머리에 변색(???)된 털(?????)이 있기에.....빵모자는 안썼습니다만....

    그렇게 입어도....조금..바람만 불어도 옷을 여미게 된다는....

  • 풀민님께
    靑竹글쓴이
    2010.3.13 20: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에그...사진을 배우긴 뭘 배웁니까?

    요즘은 똑딱이가 워낙 잘 나와서 그냥 되는대로 눌러도 잘 나옵니다.

    이른바 막샷이죠..ㅋㅋ

     

    오늘 업힐하는데 땀이 비오듯 나던데요?

    유난히 추위를 타시는 풀민님. 조금만 더 견디세요.

    내일은 16도까지 오른답니다. 내일 커피 한 잔 어떻습니까?

  • 16도...?

    부럽습니다. 그 열정이...

  • 뽀 스님께
    靑竹글쓴이
    2010.3.15 17:42 댓글추천 0비추천 0

    열정까지는 아니고 '생활화'가 아닐까요? '일상화'인가요?

  • 참 잘 맞으시는 친구분인 것 같습니다.

    한 분은 길쭉하고,

    다른 한 분은 통통한 느낌이라

    과거
    양훈 양석천씨가 떠 올랐습니다.

    좋은 친구와의 동행,
    그게 제일 부럽습니다.

  • 구름선비님께
    靑竹글쓴이
    2010.3.15 17: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죽이 잘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제겐 복이죠.

  • 이동네는 3월 1일부로 입산금지인데.... 참 부럽습니다...

    부럽긴 해도 이번학기엔 탈시간이 없네요...ㅠ.ㅠ

  • 仁者樂山님께
    靑竹글쓴이
    2010.3.15 17:49 댓글추천 0비추천 0

    봄에 바쁘시군요.

    교수로 있는 제 동생은 올해가 안식년이라 쉬는 중인데

    쉬러 제주도로 내려갔다가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결국 그곳 대학에서 강의를 하나 맡았더군요.ㅋㅋ

     

  • 청죽님, 입고 계신 옷(녹색에 검은 앞자락)이 제 옷과 같은 옷 같습니다.  영어로 montagna라고 쓰여 있지 않은가요? ㅎㅎ

    사진 속의 애마가 봄볕 아래 해바라기 하는 모습이 무척 한가롭네요.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하세요!

  • 바보이반님께
    靑竹글쓴이
    2010.3.15 17:38 댓글추천 0비추천 0

    맞어유^^ 

     

  • 청죽님과 고산님의 애마가 모처럼 호사로운 일광욕을 제대로 맞고 있군요.

    그런데  어제 혹시 포천방면에서 잔차 타시고 부용산쪽의 인도길로 내려오지 안으셨나요?....

    검정색 옷을 입으시고 청죽님 고유의 헬맷을 쓰시고 두리서 업힐하는데

    인사를 머리숙여 인사 하시길래 엉겹결에 인사를 하고는 업힐 하다가 생각하니

    청죽님 같으시던데요..."청죽님~~!!"  하고 부르려다가 좀 지나쳐 온 길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부용산엘 올랐네유...^^

  • eyeinthesky7님께
    靑竹글쓴이
    2010.3.15 17:41 댓글추천 0비추천 0

    국보급 길치에, 방향치. 게다가 사람 못 알아보기로는

    노벨상 감인디유...

    눈에 멸구가 낀 사람들끼리 설사 마주쳐도 그냥 지나칠 건 뻔하쥬.

    그런데 어제 그 길로 안 갔는데요? ㅋㅋㅋㅋ

  • 청죽님 글을 뵈면 제 눈이 참 편합니다.

  • armahot님께
    靑竹글쓴이
    2010.3.15 17:39 댓글추천 0비추천 0

    고맙습니다.^^

  • 참 사람들 생각들이 다양하군요.....

    전...저런 봄볕 보면....

    옛날 초등학교(국민학교) 시절...아이들과 담벽에 붙어서

    졸던 생각이....나른한게.....그냥 딱!!!....죽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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