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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아빠 유럽 방랑기(14) - 잘츠캄머구트의 흑진주 할슈타트로...

훈이아빠2005.10.31 12:07조회 수 537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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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서 악몽같은 하룻밤이 지났다.

여행은 언제나 경험해 보면 업 앤드 다운이다.

좋을만 하면 악재가 겹치고 악재가 지겨울만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여행도 인생도 업 앤드 다운 인 모양이다.

밤새 바람에 시달린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겼다.

체크아웃을 서둘러서 마치고

쇤부른 궁전으로 길을 잡았다.

그래도 빈에 들렀으니 쇤부른 궁전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빈 시내를 벗어나 외곽지역을 달리면서

쇤부른 궁전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물론, 한 번에 찾았을리야 있겠는가? ^^

쇤부른 궁전 주변의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주차비는 다른 공영주차장의 1.5배쯤 되지만)

궁전으로 향하는데 날이 엄청나게 쌀쌀했다.




저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라. 햇볓도 없고 추웠다.

쇤부른 궁전입구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표를 끊고(궁전방 다 돌아보기 + 빵 시식 + 미로 + 호수 입장)

패밀리권으로 끊으니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쇤부른 궁전은 오스트리아 전성기때 지어진 궁전인데

마르세유궁전과 필적한다고는 하나 마르세유보단 규모나

내부 장식에서 내 눈에는 조금 못 미쳐보였다.

중간에 있는 석상이다. 이런 사랑하는 모습의 석상이 있는데

날도 추운데다 대리석상까지 보니 더 춥다.



그나마 밖은 엄청 추운데 안은 따뜻해서 좋단 느낌.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군데군데 감시원들이 눈을 허옇게 뜨고 서 있는데다

단체관광객도 많아서 구경하기가 여의치 않더라.

화려한 방들, 내부 장식들을 구경하다 보니

궁전 끝으로 나오고 언제나 그렇듯이 기념품점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럽식 상술이라고나 할까?

모든 관람이 끝나는 지점엔 항상 기념품 가게가 있더라.

물론, 한국에서도 그것을 잘 본따와서

박물관이나 아쿠아리움 이런데 가면 이런 식으로 되어 있긴 하다.

기념품 가게를 나와서 정원 마당에서 사진을 찍고 미로공원으로 향했다.



저 추운 날씨에 반팔에 반바지이다. 아 보고만 있어도 춥다.

그래도 난 내색을 할 수 없다.

여행단 단장이기 때문이다. 안 추운척, 안 더운척... 항상 꾿꾿해야 한다.

굳세어라 돌돌아빠~~!!

미로 공원은 나무숲으로 만든 미로가 있는 곳인데

길 찾기 어렵다. 진짜...





우리는 헤매다가 겨우겨우 나올 수 있었다.

물론, 일행 한 명이 위에서 이리 저리 말해주면

찾기가 엄청 쉽겠지만서도

숲으로 된 미로 옆엔 줄로 된 미로도 있다.

중간 중간 재미있는 놀이기구도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걸 보면서 부러워하는

서양 꼬마애를 보라.





곧 자리를 양보해주니 신나게 논다.

미로공원을 나와서 바라본 쇤부른 궁전이다.



궁전구경을 다 마치니 배가 슬슬 고파온다.

빵을 시식할 수 있다고 하니 빵시식장을 가는데

빵을 만드는 간단한 공연과 함께 빵 한 조각씩 주는데

맛은 정말 좋더라.



그런데 어제 선잠으로 인해서 꾸벅꾸벅 졸음이 밀려온다.

몸도 무겁고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아까 빵만 먹고 그냥 나가는 건데^^

익살을 섞어서 독일어와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독일어로 하면 현지인들이 와하하

영어로 하면 우리 같은 관광객이 와하하

빵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주차비 5유로를 지불하고 이제 할슈타트로 향한다.

할슈타트는 잘츠캄머구트의 진주라 불리는 곳인데

다음 편에 상세한 사진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으리라.

할슈타트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찾아서 올렸다.

조금 지나서 라면을 끓여서 점심을 해결하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방도로로 접어 들었다.



차 두 대가 쌍방으로 다닐 정도의 한적한 시골길은

차를 만나기가 힘들 정도로 조용하였다.

중간 중간 지나가는 꼬마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손을 흔든다.

계곡을 따라서 산을 계속해서 오르던 도중

그림 같은 풍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든 산들은 능선들이 깍인 것으로 보아

겨울철엔 스키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중간중간 짐머프라이가 눈에 많이 띄었고

가스트호프(여관)들도 많이 보였다.

우리는 마리엔쩰을 지나서 할슈타트로 바로 넘어가려 했는데

사실 그 거리가 멀어서 중간 지점에 기착하기로 결정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곳은 겨울철이 피크인지

대부분의 짐머프라이나 가스트호프들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더더군다나 아주 시골이어서 사람들도 적어서

물어보기도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해서 도착하게 된 곳이 마리언쩰이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어서 캠핑은 어려워 보였다.

호숫가에 캠핑장이 있었지만 주인도 없고

묵고 있는 사람들도 적었다.

게다가 비가 내려서 젖은 땅에 텐트를 치고

오늘 또 떨기는 싫었다.

짐머프라이를 찾기로 마음을 결정하고 짐머프라이 찾아 삼만리.

여기서 혹시 짐머프라이가 뭔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설명

짐머는 영어의 룸을 뜻하는 독일어이고 프라이는 프리를 말한다.

즉 빈 방 있어요~~ 란 뜻 되겠다.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독일어를 사용하니 당근 독일말 되겠다.

중간 중간 그림 같은 곳의 짐머프라이에 들러서 물어보는데

아직까지 시즌이 아니라서 대부분 빈 방이 없었다.

가스트 호프들도 영업을 하지 않거나 주말이라 모두 풀이란다.

한 번은 가스트 호프를 간다는 것이 그만 소방서에 들어가서

빈방 있어요? 라고 했으니 ^^

소방서가 독일어로 무슨 말인지 알아야지... 쩝...

무시기호프 되어 있길래 들어갔드만 흐흐

돌아다니기를 몇 번 주유소에 들러서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윗쪽 마을에 몇군데 짐머프라이가 있으니 가보란다.

아직 시즌이 아니라서 짐머프라이가 적다면서...

언덕 위에 깃발이 보인다.

짐머프라이를 나타내는 깃발

오스트리아 국기에 프라이라고 적혀있는..

주변에 주차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저곳이 짐머프라이 맞냐고 묻고는 딩동~~ 벨을 눌렀다.

할머니 한 분이 나오셔서 방을 안내해 주셨다.

4명이 잘 수 있는 방을 아침까지 포함해서 60유로에 사용하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아늑한 다락방.

간만에 편안하고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여행기를 정리하고, 나와 아내도 가계부와 여행기록을 정리한다.




편안하고 평안한 밤이다.

멀리서 은은하게 성당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저녁은 인근의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다른 요리들로 해결했다.

영어가 통하지 않고 주문서에 독일어 밖에 없어 주문에 상당히 고생했지만

음식맛은 맛이 있었고, 직원은 친절했다.

몇번이고 음식맛이 어떻냐고 물어본다.

제어 구트라고 대답해 주고선 계산을 했다.

지금도 기억난다.

독일말로 예스는 '야' 아닌가? 근데 이동네는 '요' 다

내가 말을 하면 요요 요요 하는데 그게 왜그리 우습던지...

따뜻한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래도 새벽이 되니 추워졌다.



둘쨋날

편안한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빈에서의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할머니께서 준비해 주신 아침을 먹는데

빵맛과 버터맛이 아주 좋다.



나는 원래 빵과 버터 이런 것을 아주 싫어하는데

마리엔쩰 할머니가 구운 따뜻한 빵과 고소한 버터맛은

나의 습성을 바꿀 정도였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 맛을 기대하고

빵과 버터를 사서 먹어봤는데 음...

그것은 불가능하였다.

할머니는 우리가 너무 조용하고 깨끗하게 방을 사용해줘서

리베가스트라고 우리를 꼭 잡고 안아주신다.

말은 안통했지만 리베가스트, 리베 리베

리베는 러브가 아닌가? 가스트는 손님이고...^^

사랑스런 손님들이라고 연신 말씀을 하신다.

왠만해선 현지민들과 친하게 되지 않으면 사진을 찍지 않는데

이 할머니 할아버지완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시간여유를 가지고 하루 평안하게 머물고 싶기도 하지만

오늘 할슈타트로 가야 대부분의 일정이 맞게 될 것 같다.

쉬는 것은 할슈타트에서...

테라스에서 바라본 경치는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시골마을 풍경이다.

우리가 묵은 집도 오스트리아 전형적인 시골집 양식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할슈타트로 향하는

길로 향했다.

아침나절에 바라본 들녘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멋진 지방도로를 한참을 달려간다.

도로를 달리다보니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보였다.

물위에서 아래를 보니 맑은 물에

커다란 송어들이 다니는 것들이 보였다.

루어대나 플라이대만 하나 있어도 송어를 잡아서

회를 함 뜨는 것인데 아쉽다.



낚시꾼과 인사를 나누고 계곡을 따라서 난 길을 한참을 달렸다.

시골지방도로라 사람도 거의 없고 한적한 길을 계속 달려야 한다.







중간중간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이고

인형의 집 같은 곳들을 한참을 지나서 달리다보니

할슈타트로 가는 안내문이 나온다.

할슈타트로 향하는 길 또한 이전 길과 다르지 않게 멋있다.





도착해서 인상좋고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환대를 받으면서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펼쳤다.

중간에 전기를 꽂는다고 쐐기에 쏘이지만 않았으면

완벽 퍼펙트하게 편안한 휴식 되는 것인디... 아쉽다.

습곡으로 형성된 지형아래 위치한 캠핑장

그토록 겁을 내는 바람도 없고 평화로운 곳이다.





텐트를 치고서 밤이 다가오는데 코가 싸하게 춥다.

대략 밤이 되니 온도가 7-8도 정도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겨울침낭이 있으니 무슨 걱정인가?

달고도 편안한 휴식에 들어간다.

내일은 할슈타트를 둘러봐야겠다.

맛배기로 하나만 보여드리겠다. 기대하시라~~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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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JCA
    2005.10.31 12:39 댓글추천 0비추천 0
    꾸준히 잘 보고 있습니다. ^^
    턱은 실밥빼고 흉터관리(한달정도)중입니다. 유부남이 뭔 얼굴에 신경을 쓰는지..ㅋㅋㅋㅋ
    손가락은 아직도 아파서 주먹을 쥐고 힘을 못주니... 잔차 타기가 좀 힘들것 같습니다.
    걱정해 주셔셔 고맙습니다.
  • 사진을 보니 눈이 시원하네요....
    어잰 장터에 안나오셨더구만유....^^
  • JCA님! 빨리 상처다나으셔서 함께 즐건라이딩하실수 있기를!~~~ 훈이아빠님 여행기 넘 잼잇습니다! 늘 느끼는거지만 작가의 모습이 느껴지네요... ^^* ㅎㅎ 눈요기도 잘하고요...
  • 훈이아빠님 여행기 보고 저도 내년 봄에 유럽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도 훈이아빠에요. 주훈이이빠..내년이면 아들이 7살이니 갈만할거 같아서 함 가볼렵니다. 연재 잘보고있습니다. 사진도 예술이구요. 참 생동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훈이아빠글쓴이
    2005.10.31 15:49 댓글추천 0비추천 0
    캬... 리플에 절대 빠지지 않는 부상투혼 JCA님, 가오리님, 그라고 나의 사랑하는 짱때 성님. 감사합니다. 이쯤에서 막달려님하고 낙타님 박지님 달릴 때 되었는데...^^
    동킨님 반갑심다. 여행의 모티브가 되어서 무지무지 행복합니다. 가시면서 궁금하신거 맛난 거 사주민서 함 물어봐주이소^^
  • 2005.10.31 17:48 댓글추천 0비추천 0
    좋은 경치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일본 출장으로 일주일 잠수탑니다. 리플엄따꼬 미워말아줘용~~~ㅎㅎㅎ
  • 2005.10.31 20:04 댓글추천 0비추천 0
    좋은글 재밌게 보고 갑니다.
  • 호호..사진만 봐도 부럽네요...컬러님 살아 계시군요~^(^*
  • 조금 늦게 달려봅니다...ㅎㅎ 저푸른 초원위에,,,,그림같은 집을 짓고...좋습니다...
  • 장면마다 동화나라같네요...오늘도 마눌몰래 내 혼자만 보고 갑니다~ㅋㅋ
  • 캬~ 정말 그림이 따로 없네 쥑이네 마... ㅎㅎ 슬슬 배가 아파오네요 ㅎㅎ
    근데 고속도로가 아니라서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아닌지요???
    큰애가 추위에도 씩씩해 보입니다 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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